뽀글뽀글 오늘 충돌적으로 거의 한 달을 고민하며 마음을 접었던 복슬복슬 히피펌을 하러 갔다. 나의 평범한 인생의 나름 파격적인 도전이었다. 처음 해보는 스타일이라고 원하는 스타일의 사진을 디자이너에게 보여 주었다. 디자이너는 생머리에서 뽀글뽀글 머리를 하니 주변 사람들이 엄청 놀랄 것 같다며 변신 욕구와 걱정을 함께 돋워 주었다. 같이 머리가 잘 나올지 걱정하며 작은 파마롤들을 마는 동안 행복한 이기주의자라는 책을 읽었다. 감정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라는 부분에서 멈칫 했다. 늘상 외부적인 환경이나 타인에게 나의 기분과 감정을 투사시킨 것은 아닐까. 주기적인 단발병과 머리 스타일을 바꾸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싶어하는 마음과 꾸밈비라는 것에 굉장히 예민하기 반응하는 모순적인 감정이 날 힘들게 했다. 몇 년간 네일숍과 헤어숍을 주기적으로 다니고 화장에 옷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찮았다. 요즘 소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면서 네일숍과 미용실을 일절 가지 않았다. 나의 선택이지만 내가 나를 너무 강박 속에 집어 넣고 있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생각 없이 살면 조금 더 행복하고 즐겁게 살 수 있는데 나는 나를 속박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지키는 신념도 중요하고 잘못된 건 고쳐나가는 실행력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고 그런 ‘나’의 감정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나라는 것을 내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번 사는 인생 멋지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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