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의 주인공이 나 자신이듯 타인의 삶의 주인공은 그 자신이다. 다른 이를 무시하고 세상의 주인공인양 굴기 시작하는 순간. 타인의 자유를 침범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하고 단순한 이 원리를 삶의 곳곳에서 순간순간 침범당한다.  

 

 

 

“너는 생각보다 착하지 않구나” 

 

나를 향한 힐난..

 

 맹세코 나는 그들에게 누누이 말했다. 그들이 “너는 정말 착한 것 같아!”라고 할 때마다 거듭 이야기해주었다. 나는 착하지 않다고. 그렇게 자기들 마음대로 나를 평가하더니 또 마음대로 혼자 기분이 상해서 상처 받으라는 투로 흘기며 나에게 말한다. “너는 생각보다 착하지 않구나." 그들은 대부분 나를 아래로 두고 나를 휘두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원한 건 착하고 선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말에 복종하고 휘둘리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관계에서 권력의 우위를 차지하고 싶어 했다. 그들이 숨기고 있던 본색을 천천히 드러내며 나를 조종하려 들지만 뜻대로 내 위에 군림하지 못할 때 점점 공격적으로 나를 대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건드는 부분은 시대를 역행하는 치졸하고 유치한 것들인데, 가령 민주주의와 동등함을 내세우며 유지하던 관계에서 갑자기 본인들의 나이와 학벌을 내세우며 나를 가르치려 들거나 요구하지도 않은 조언을 해대거나 삼삼오오 패거리를 만들어 나를 소외시키는 것들이었다. 아쉽게도 나는 학교 안에 갇혀 친구들 간의 관계가 인생의 가장 큰 부분이었던 학생 신분이 아니기에 그들의 그러한 공격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았다. 주인공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일진적 마인드를 가진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아하는 나를 보며 더 화가 나서 나의 험담을 공공연하게 하고 다니기 시작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당장의 불편함을 모면하고자 피해의식과 열등감, 또 이상한 권위주의로 버무려져 있는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 더 피로하다.

 

 살다 보면 세상이 손에 잡히는 지구본처럼 작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수록 인공위성으로 지구를 바라보듯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지구본과 비교도 안 될 만큼 거대하다. 지구 안에 현존하는 인구는 더 어마어마하다. 그러니 나를 힐난하는 그들의 존재는 먼지 같은 사람들이다. 오늘도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듯 내 인생에서 그들을 털어내며 묵묵히 나의 길을 간다. 

Posted by soso_Lee :